아침에 김반장님과 진규, 정수와 같이 입산하여 쓰러진 통나무들을 두차 실어내렸고, 점심부터는 산학체험생과 어울려 천연거름 재로로 쓰일 나무가지를 파쇄했다. 트렉터에 연료필터탱크가 부식되어 기름이 새는지라 김반장님이 김천에 나가 새것으로 사다가 조립하고 나니 4시나 되어 약 1시간가량만 작업을 하고 마쳤다.

내일은 아침일찍 세렉스 두대를 가지고 올라가 나무가지들을 실어다 파쇄하고 오후에는 식초찌꺼기로 미생물발효를 시킬 예정이다. 천연거름 만드는 일도 교육의 과제기 때문에 모두 경험해야 할 과제들인지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연친화영농이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분명하게 가르쳐 훗날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오후들어 가랑비가 조금 내렸는데 가뭄이 심해 좀더 많은 비가 와주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본시 천연재배란 하늘의 뜻에 따라 울고 웃는 것이기에 애를 태울 필요까지는 없을것 같다.

서당골단지엔 꽃망울이 활기차게 피어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잎이 먼저 나오고 나서 꽃이 피기 때문에 아직 15일정도는 더 있어야 개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블루베리는 꽃이 피고 나면 정확히 2개월 후에 열매를 먹을 수 있다. 그러므로 금년에는 6월 중순경이면 서당골단지의 블루베리를 맛볼 수 있을 것 같고, 백두대간 야생단지에는 아무래도 7월1일부터 수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에는 천연발효시킨 미생물을 전 단지에 살포할 계획이며 선곡단지와 서당골단지에 묘목보식도 할 계획이다. 가급적 일용직인부를 쓰지 않고 식구끼리 해볼 생각인데 이제 고등학교 졸업하고 들어온 후계자들은 아직까지 일손이 서툴러 조금만 허리를 굽혀 일을 하면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

몸에 배일때까지 얼마나 긴 세월이 걸릴지 모르나 아마도 6개월 정도는 지나야 습관이 몸에 배일 것으로 짐작된다. 한창 공부나 하고 부모님께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영농후계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청년들이 대견스러울 뿐이다. 힘이 들더라도 잘 견뎌야 할텐데 중도에 탈락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모레는 서울과 대전에 배송을 떠날 예정이고 진규와 정수는 모레 농민사관학교에 다녀와야 한다. 한달에 두차례 학교에 다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