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세월의 고난은 잊혀지는 것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봐도 이번같이 동시다발적으로 고통스러워웠던 기억이 없다. 큰 아픔이 있으면 작은 아픔은 묻혀지는 법이니 자질구레한 身痛은 차치하고라도 먹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부위와 활동해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모두 발목을 붙잡고 있으니 어찌 최악이 아닐소냐!

모두가 시간이 흐르면 치유되는 것이지만 당장 먹지 못하고 다닐 수 없으니 중환자신세가 되고 말았다.

학창시절에 왼발목에 깁스를 해보고 5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깁스를 했는데 어린시절에는 큰 불편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되나 지금은 모든 영농업무를 중단해야 할 정도로 불편이 심하고, 다시 인플란트수술로 인해 씹는 음식은 당분간 먹어서 안된다며 죽만 먹고 살아야 하니 이야말로 백빈이 아닐까 한다.

百貧이란 백가지 가난을 말함이니 아무리 부자라 할지라도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없어도 해당이 되며 아무리 좋은 음식이 있다할지라도 먹을 수 없으면 해당되는 등 우리 인생살이에 꼭 필요한 백가지 중에 한가지라도 궁색이 있으면 백빈이라 한다. 지금 나에겐 두 세가지의 문제가 일신상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종일 방안에 있으니 잠도 안오고 깁스는 했지만 통증이 사라진것도 아니며 수술받은 잇몸도 심하진 않지만 통증은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조금씩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서당골단지에 체험농장화를 위한 착수는 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불가피하게 내년으로 연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야생단지에 시비도 급한데로 일부만 금년에 처리하고 모든 업무가 내년으로 자동이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