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토광공사에 매달려 분주하다. 오늘은 바닥정지작업을 했고, 내일은 출입구쪽에 石柱공사하기 위해 돌을 선별해서 운반해야 모레 영동에서 석공이 와서 하루 공사를 한다.

개비온 석축위에 콩크리트를 할 것인가 아니면 목재로 얹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콩크리트를 할 경우 번거로워 목재로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목재소에 다녀왔는데 목재값이 엄청나게 비싸 추가예산이 부담되어 산에 강풍때 쓰러진 통나무를 가져다 이용하기로 잠정결론지었다.

석까래만 구입해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번거롭더라도 산에서 가져다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눈이 내리거나 질펑거리면 차가 못올라가므로 많은 시일이 요구되지만 경비를 줄이자면 도리가 없고, 또한 자연통나무를 이용할 경우 천연토광에 운치도 있을것 같아 마음비우기로 했다.

오후에 포크레인을 입산시키려고 했는데 석공이 모레부터 석축공사를 하겠다고 하므로 일정을 변경했다.

장씨영감과 박씨는 오늘도 전정작업을 했는데 바빠서 한번도 올라가 보지 못했다.

오늘 아침에 막걱리 항아리를 열어봤더니 아주 훌륭하게 잘 익어서 맛도 좋았고 알콜도수도 14도나 되어 양질의 막걸리가 완성됐다. 이제 걸러내서 블루베리와 섞어서 식초를 담가야 한다.

내일쯤 인부가 나오면 거르기를 하고 모레는 꼬두밥지어 다시 막걸리를 담가야 하는데 인부들 일손이 어떻게 될지 아직 연락을 못했다.

여차하면 하루나 이틀쯤 늦어질 수도 있다. 막걸리는 시일을 넘기면 신맛이 나지만 식초용이기 때문에 신맛이 많이 나도 상관없다고 한다.

첫번째 담근 식초는 제법 식초냄새가 강하게 풍기는데 구수한 맛이 곁들여 아주 기분이 좋다. 식초도 곧 블루베리와 혼합하여 블루베리식초로 만들어야 한다.

식초를 대량으로 만드는 이유는 대형유통마트에 출하하기 위해서이다. 소량은 납품자체가 어렵고 대량으로 만들어야 어느 유통회사가 됐든 납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식초만드는 일이 순조롭게 잘 돌라가고 있다. 거기다가 천연숙성실 토광까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으므로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식초를 생산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아보인다.

요즘엔 반주로 6년전에 담근 블루베리 꼬냑을 한잔씩 하는데 어제는 꼬냑을 갖다놓은게 없어 금년에 천제단에 올리려고 아주 좋은 블루베리만을 선별하여 담근 술을 마셨는데 그 맛과 향이 천향지차였다고 느꼈다. 역시 모든 음식은 오랜세월 숙성을 시켜야 양질의 식품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과일이 아니고는 모든 발효식품은 장기간 숙성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통장류인 된장이나 고추장 간장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년봄이면 된장도 3년숙성품이 탄생하고 간장도 마찬가지다.

금년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다. 열심히 놀지않고 일을 했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다. 매일같이 부지런히 일을 해내도 끝이 없는 것은 무슨이유인지? 자꾸만 일을 벌려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숨을 쉬고 있는 한 일을 줄인다고 없어지는건 아닐 것이다.